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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현 칼럼] 진로를 위해 기도하는 형제, 자매에게 드리는 편지

관리자 ㅣ 201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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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현 칼럼] 진로를 위해 기도하는 형제, 자매에게 드리는 편지

강도현 (<골목사장 분투기> 저자) l 등록일:2012-12-20 18:57:47 l 수정일:2012-12-20 19:00:28

아끼는 후배 청년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그토록 원하던 직장에 지원했던 친구였지요. 어떻게 됐는지 물어봤습니다. 아쉽게도 잘 안됐다고 합니다. 위로랍시고 “그래, 요즘 정말 힘든 것 같더라. 내 주위에 합격했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라고 말해줬습니다.

그 친구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기도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고, 하나님의 뜻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다고 합니다. 저는 “하나님은 그런 질문에 답을 주실 것 같지 않은데”라고 후배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다는데 답해주시지 않을 거라니... 조만간 함께 식사 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진로를 고민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우리가 어떤 직업을 선택하길 원하시는지, 어떤 삶을 살아내기 원하시는지 알려달라고 기도하죠. 그런데 대부분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그저 나를 받아주는 어딘가로 흘러갑니다. 아무런 확신도 갖지 못한 채 말이죠. ‘너는 하고 싶은 게 뭐니?’ 정말 수도 없이 들었던 질문입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심지어는 나이 서른이 되도록 아직도 같은 질문을 해결하지 못한 청년들을 많이 봅니다. 왜 그럴까요? 왜 하나님은 답을 주시지 않을까요? 아니면 이미 답을 주셨는데 우리가 찾지 못한 걸까요?

글 솜씨가 한참 부족한 제가 두 번째 책을 냈습니다. <착해도 망하지 않아>라는 제목인데요.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주목했던 것은 카페라는 공간 자체보다 그런 공간을 만들어낸 기획자들의 삶이었습니다. 그 사람의 삶에는 도대체 어떤 스토리가 있었기에 그런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죠. 책에서 소개한 몇 개의 카페 중에 제 마음에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곳은 안산에 있는 ‘행복한 카페’입니다. 자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청년들이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카페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력하고 공존하는 공간이죠. 그 지역에서는 이미 유명해져서 이 불경기에도 ‘행복한 카페’는 계속해서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진은아라고 하는 한 청년의 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복지사로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진은아 대표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거룩한 분노를 느끼고 괴로워했습니다. 결국 장애인의 삶을 책임지는 복지를 꿈꾸며 후배들과 함께 오랜 준비 끝에 카페를 창업합니다. 그리고 장애인 동역자들과 더불어 정말로 멋진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청소년 시절, 어느 날 엄마가 교회 장애인 봉사를 다녀오라고 하셨답니다. 반항 끼가 제법 있었던 진은아 대표는 몇 번 거절했지만 엄마의 강권을 이기지 못해 장애인 봉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장애인 형제, 자매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 세상의 시각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부모님이 누구인지, 돈이 얼마나 있는지와 상관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해주는 장애인 형제, 자매들의 시각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봉사를 하러 갔는데 오히려 자신의 외로움과 두려움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왜곡된 이 세상을 치유할 에너지가 그들에게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로 계속 장애인 봉사를 하게 되었고 대학 전공, 첫 직장까지 장애인 사역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사회복지사로서 삶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장애인과의 만남은 ‘치유’였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가능성’이었지만 사회복지사로서 강요받는 시선은 ‘시혜’였습니다. 결국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접고 카페를 창업했는데 지금까지 누가 보더라도 성공적인 소셜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다시 우리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하나님은 진로를 찾기 위해 드리는 기도에 어떻게 응답하시나요? 어떤 사람은, 매우 드물지만, 직접 음성을 듣기도 합니다. 누구는 꿈을 꾸기도 하죠. 그러나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기도 가운데 임하는 자기 확신이 응답이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쩔 때는 기도 가운데 얻은 확신이 생활 속에서 무참히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좌절하죠.

진은아 대표의 스토리에서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하나님은 어떻게 응답하셨기에 그토록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걸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사건’에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응답하십니다. 그러나 그냥 사건은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만나는 사건이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가 누구입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우리 가운데 가장 작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입니다. 그들을 만나는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응답을 얻습니다. 특별히 진로를 구하는 기도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타인에 대한 지대한 관심, 우리 가운데 가장 약한 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와 행동이 그리스도를 만나는 사건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스도를 만나면 답은 그냥 주어집니다.

우리 청소년, 청년들이 진로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리스도를 만나는 ‘사건’을 겪어볼 기회가 너무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는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가장 좋은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그 둘 사이에 진로가 있다고 가르칩니다. 정말 그런가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진로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건가요? 물론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말이죠.

진로를 찾는 형제, 자매들에게 권면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나’에게 있지 않습니다. 지금 ‘타자’를 찾으세요. 우리 가운데 가장 고통 받는 타자에게 하나님의 응답이 있습니다. 고통 받는 타자를 진심으로 만나는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은 우리의 길을 인도하십니다. 그런 사건들은 우리에게 거룩한 불만족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망을 갖게 만듭니다. 그 다음에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 자연스럽게 주어집니다. 우리의 주된 관심을 ‘나’에게서 ‘타자’로 옮기는 순간 진로에 대한 고민은 해결될 것입니다.

[ 본 기사는 뉴스미션(www.newsmission.com) 과 GoodTV의 제휴계약에 의하여 노출되는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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