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 수준 높은 극단을 만들어갈 겁니다”
창작집단 ‘빛과돌’ 진용석ㆍ임빛나 대표
김민정 (atcenjin@newsmission.com) l 등록일:2012-12-26 16:53:07 l 수정일:2012-12-26 23:11:33
연기에 ‘초짜’인 아마추어 배우들이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창작집단 ‘빛과돌’이 5명의 교회 성가대원과 함께 첫 창작 뮤지컬 <게바>를 선보이게 된 것.
교회 안에 수준 높은 극단을 세워나가고 싶다는 이들은 뮤지컬 <게바>를 시작으로, 개 교회들과의 인프라 공유에 주력할 계획이다. 빛과돌을 창립한 진용석ㆍ임빛나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훈련되지 않은 배우들이 보여준 ‘감동의 크기’에 충격
창작집단 빛과돌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수원의 한 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칸타타가 모티브가 됐다.
진용석ㆍ임빛나 대표는 자신들이 섬기는 교회의 성가대원들을 중심으로 약간의 연기와 춤, 마임이 섞인 10분 분량의 부활절 칸타타를 만들어 교인들 앞에 선보였다. 연기를 전혀 접해 본 적 없는 일반인들의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 한 번의 공연이 두 사람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진 대표는 “많은 성도 분들이 은혜로 눈물을 흘리셨고, 무대에 섰던 성가대원 중 몇 분은 마지막 노래가 끝나고도 한참을 움직이지 못하셨다”며 “일반인이 보여주는 진정성의 연기가 주는 감동은 잘 훈련된 배우가 줄 수 있는 감동과 차원이 다른 뭔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여러 작품의 연기와 연출로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진 대표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출신인 임 대표는 실력 있는 동료 스태프들과 함께 창작집단 빛과돌을 창단했다.
빛과돌이라는 이름은 ‘빛은 돌을 비춤으로 존재를 드러내고, 돌은 빛을 받음으로 의미를 찾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연극을 통해 서로의 존재 의미를 깨닫게 하고 싶다는 이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교회들과 인프라 공유해 수준 높은 극단 만들어가고 싶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공연에서 배우와 조연출로 만나 부부의 연까지 맺게 된 두 사람은 자신들의 달란트를 교회를 위해 헌신하기로 결단했다. 그리고 훈련받지 않은 성도들을 배우로 무대에 올리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그렇게 1년여의 작업 끝에 첫 작품인 뮤지컬 <게바>가 27~29일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수원 섬기는교회(담임 임동관) 성가대원으로 섬기는 5명의 성도와 진 대표, 그리고 빛과돌 멤버인 전문 배우까지 7명이 등장한다.
이 작품은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와 ‘게바’라는 이름의 개를 통해 인간 베드로의 내면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성극은 극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일반적인 평가를 뒤집기 위해 연출에 각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
진 대표는 “흔히 베드로에 대해 열정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인물로 알고 있지만,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것은 너무나 익숙한 사실로만 받아들여서인지 무심코 지나치는 것 같다”며 “그 사건을 통해 베드로의 감정선이 어땠는지, 또한 순교로 생을 마감한 그의 내면적 변화는 어땠는지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베드로의 분신 역할을 하는 게바는 베드로의 신앙과 양심을 상징한다”며 “이들이 보여주는 내면의 갈등을 통해 ‘우리 모두가 베드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예수님의 수제자였던 그가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는 모습에서, 때로는 예수님을 부끄러워하는 모든 크리스천의 모습이 오버랩된다는 것.
게바의 귀여운 캐릭터는 극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동시에 숨겨진 반전을 극대화하는 핵심 배역이다. 여기에 성가대원 5명의 탄탄한 노래 실력, 어노인팅 뮤직 디렉터 박세혁 선교사의 음악은 극의 감동을 더한다.
작품 제목을 베드로가 아닌, 그의 또다른 이름 ‘게바’로 한 이유에 대해 임 대표는 “일반 크리스천들이 ‘베드로’ 하면 으레 갖게 되는 선입견과 익숙함을 깨고 싶었다”며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직접적인 종교색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교회들과의 인프라 공유를 기반 삼아, 교회 안에 수준 높은 극단이 정착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임 대표는 “교회들에 텍스트와 연출력을 투입해 교회 안에 수준 높은 극단이 자립적으로 조직, 발전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성극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각색해서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게바>는 대학로 소극장 피카소에서 목요일과 금요일은 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4시와 7시 공연된다. 러닝 타임은 70분, 티켓 가격은 전석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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