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25:15-17] 우리가 들에 있어 그들과 상종할 동안에 그 사람들이 우리를 매우 선대하였으므로 우리가 상하거나 잃은 것이 없었으니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밤낮 우리에게 담이 되었음이라 그런즉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을 알아 생각하실지니 이는 다윗이 우리 주인과 주인의 온 집을 해하기로 결정하였음이니이다 주인은 불량한 사람이라 더불어 말할 수 없나이다
“다윗이란 자가 누구던가?”
다윗이 보낸 소년들은 나발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지만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간곡히 청합니다.
“지금껏 나발님을 온갖 약탈자들로부터 지켜주셨던 저희의 주인 다윗님을 모른단 말입니까? 주인 다윗께서는 약간의 음식이면 족하다 하였습니다.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나발은 지금 당장 약간의 음식을 주는 것은 대수롭지 않았지만, 훗날 이를 빌미로 자꾸만 더 많은 것을 요구할까 그것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이만한 위세면 자기도 스스로의 재산을 지킬 만큼 힘이 강대해졌다고 자부하던 터였습니다.
“이새의 아들 다윗이 누구란 말인가? 난 그를 알지 못하니 물러들 가거라.”
양 삼천에, 염소 일천 마리를 소유했던 재산가인 나발은 양털을 깎는 행사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했고 그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그 와중에 다윗은 자신들의 부하들을 보내서 먹을 것을 좀 얻어오라 시킨 것이었습니다. 다윗에게는 늘 함께 하는 하나님이 계셨고, 또한 막강한 군사가 있었기에 자신의 양떼와 함께 이웃이었던 나발의 재산까지도 기꺼이 지켜주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하들에게 나눠줄 음식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보내줄 것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이에 다윗의 소년들이 돌이켜 자기 길로 행하여 돌아와서 이 모든 말로 그에게 고하매 다윗이 자기 사람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기 칼을 차라 각기 칼을 차매 다윗도 자기 칼을 차고 사백 명 가량은 데리고 올라가고 이백 명은 소유물 곁에 있게 하니라 (삼상25:12)
“주인님, 나발은 주인님을 알지 못한다 말하며 우리들의 청을 거절했나이다.”
소년의 보고를 듣고 난 다윗은 그대로 넘기기에는 나발의 인색함에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가 양을 치고 염소를 기를 때 든든한 담처럼 지켜준 은덕을 알지 못한 나발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결심했습니다.
“너희들은 즉시 칼을 차고 나를 따르라.”
다윗은 냉정한 목소리로 무장한 군사 사백 명과 함께 말에 올랐습니다.
그가 다윗의 발에 엎드려 가로되 내 주여 청컨대 이 죄악을 나 곧 내게로 돌리시고 여종으로 주의 귀에 말하게 하시고 이 여종의 말을 들으소서 원하옵나니 내 주는 이 불량한 사람 나발을 개의치 마옵소서 그 이름이 그에게 적당하니 그 이름이 나발이라 그는 미련한 자니이다 여종은 내 주의 보내신 소년들을 보지 못하였나이다 (삼상25:24~25)
대노한 다윗이 군사를 이끌고 나발을 치려 달려오고 있다는 소식을 제일 빨리 알아차린 사람은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었습니다. 아비가일의 심복이 “우리가 양을 치는 동안에 다윗이 우리에게 담이 되어 주었는데 나발님은 그 은혜를 저버렸으므로 다윗의 군사가 이제 우리를 치려고 합니다.”라고 아비가일에게 고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군사 400명을 이끌고 나발의 지역에 진입했을 때, 뜻밖의 광경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온갖 산해진미로 차린 진수성찬을 준비해 놓고 군사들이 씻을 물까지 준비해 놓았던 것입니다. 영문을 몰라 두리번거리는 다윗의 발아래 한 여인이 조용히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저는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라고 합니다. 저의 남편이 그간 베푼 다윗님의 은덕을 알지 못하여 커다란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이에 제가 대신 사죄를 올리며 이렇게 음식을 차려왔으니 소찬일지언정 마음껏 드시고 노여움을 푸시길 청합니다.”
아비가일의 애절한 모습을 보며 다윗은 마음속으로 ‘아, 하나님이 나의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원치 않으셨구나.’하며 얼른 마음을 돌려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을 칭송하며 호탕하게 웃으며 외쳤습니다.
“한 여인의 지혜와 겸손이 나발의 가문을 구하였도다.”
한편 포도주에 취한 나발에게 아비가일이 어제의 일을 상세히 알리자, 그는 몹시 자괴(自愧)하여 낙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은 나발의 못된 행동을 괘씸하게 여겨 결국 나발을 치심으로 끝내 열흘 후에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세상 풍파로부터 든든한 바람막이 역할을 했던 다윗이라는 담을 욕심과 교만한 마음으로 자기 스스로 헐어 버렸으니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을 세상으로부터 다윗처럼 지켜주는 담은 누구입니까?
여러분의 담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나발은 늘 자신의 담이 되어준 다윗을 외면하므로 죽음을 당하였듯이, 우리들도 하나님의 담 아래서 안온한 삶을 누리다가 하나님의 실체가 우리 육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하여 순간순간 잊게 될 때, 하나님의 담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랍니다. 부디 여러분께서는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하나님의 담과 늘 함께 하여 찬란한 영생(永生)을 얻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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