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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과 들릴라

오늘의 본문


“한 번만, 단 한 번만 내게 다시 강한 힘을 주소서!”



삼손의 기도는 피를 토하듯 애절했습니다. 두 눈이 뽑힌 채 견뎌낸 삶은 처참한 굴욕이었습니다. 삼손은 두 눈을 뽑히는 그 순간부터 세상의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도 더 이상의 희망도 욕망도 모두 잃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절망의 바닥에서 몸부림치고 있을 때, 스멀스멀 피어나는 어떤 빛이 보였습니다. 두 눈 멀쩡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빛이 두 눈이 사라지자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빛의 정체는 바로 온전한 하나님이었습니다.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머리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치운 나실 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 (삿13:5)



괴력의 삼손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지요. 삼손의 괴력의 근원은 바로 태어나 한 번도 자르지 않았던 머리칼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삼손을 통해 블레셋 족속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려 태어날 때부터 예비되었던 나실인이었습니다. 하나님께 권능의 힘을 받은 삼손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블레셋 족속을 물리치고 이스라엘을 지키는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위협을 느낀 블레셋 족속은 삼손이 발휘하는 괴력의 비밀을 알고자 했습니다.



이 후에 삼손이 소렉 골짜기의 들릴라라 이름하는 여인을 사랑하매 블레셋 사람의 방백들이 그 여인에게로 올라와서 그에게 이르되 삼손을 꾀어서 무엇으로 말미암아 그 큰 힘이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를 이기어서 결박하여 곤고케 할 수 있을는지 알아보라 그리하면 우리가 각각 은 일천 일백을 네게 주리라 (삿16:4)



그런데 우연히 삼손이 소렉 골짜기에 사는 블레셋 여인 들릴라를 좋아한다는 소식을 알게 된 블레셋 족속은 그녀를 통해 삼손의 비밀을 알고자 은 일천 일백을 주겠다고 회유를 했습니다. 블레셋 족속의 사주를 받은 들릴라는 끊임없이 삼손의 비밀을 캐려 온갖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삼손은 번번이 들릴라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주어 블레셋 족속들을 낭패하게 만들었습니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하되 청컨대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으며 어떻게 하면 능히 당신을 결박하여 곤고케 할 수 있을는지 내게 말하라 (삿16:6)



하지만 천하의 삼손도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나 봅니다. 집요한 들릴라의 유혹에 삼손은 그만 천기를 누설하고 말았습니다. 훗날 이 말 한마디로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변할지 알았더라면 결코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삼손이 진정을 토하여 그에게 이르되 내 머리에는 삭도를 대지 아니하였나니 이는 내가 모태에서 하나님의 나실인이 되었음이라 만일 내 머리가 밀리우면 내 힘이 내게서 떠나고 나는 약하여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니라 (삿16:17)



천기를 함부로 누설한 대가는 참혹했습니다. 머리칼의 비밀을 말해버린 삼손은 이빨 빠진 호랑이 꼴이었습니다. 힘을 잃어버린 삼손은 블레셋 족속들에게 두 눈을 뽑히고 비참한 노예 신세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삼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어 가로되 주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나를 생각하옵소서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이번만 나로 강하게 하사 블레셋 사람이 나의 두 눈을 뺀 원수를 단번에 갚게 하옵소서 하고 (삿16:28)



두 눈을 잃어 더 이상 세상을 볼 수 없게 되자 삼손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하지만 육적인 삼손은 죽었지만, 영적인 삼손은 고통과 번민과 좌절 속에서 몸부림치며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육의 눈은 사라져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삼손에게 생긴 영혼의 눈은 고통만큼 점점 맑아졌습니다. 영의 눈이 맑아지면서 머리카락도 점점 자라났습니다.



블레셋 족속들은 잔치가 무르익어가자 무언가 더 색다른 재미를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아주 오래전에 잊고 있었던 유대의 영웅 삼손을 희롱함으로 잔치의 흥을 한껏 돋우려했습니다. 이미 폐인이 된 삼손을 거대한 신전 기둥에 묶어 놓고 막 희롱하려는 순간, 삼손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던 것입니다. 마지막 단 한 번의 힘을 자신을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힘을 쓰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



“한 번만…단 한 번만 내게 다시 힘을 허락하소서!”



거대한 신전의 기둥에 묶었던 팔뚝에 푸르스름한 힘줄이 불끈 돋아났습니다. 삼손은 처음으로 온 몸에 잃었던 힘이 용솟음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삼손의 모습을 지켜보던 블레셋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듯 희롱하며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서서히 금이 가며 무너지는 신전의 기둥을 보는 순간 웃음은 곧바로 끔찍한 절규로 바뀌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린 돌기둥으로 신전에 모였던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과 함께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입니다. 삼손은 마지막 힘으로 살아서 죽였던 블레셋 족속들의 수보다 더 많은 블레셋 족속을 죽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성경을 통해서 볼 때 삼손만큼 힘이 세고 강한 자가 없었습니다. 그러한 삼손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주신 힘을 여자로 인하여 잃어버리고야 마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두 눈을 잃고 세상을 버리자, 다시 하나님은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었습니다. 세상의 욕망을 얻고자 한다면 영의 눈은 점점 흐릿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욕망을 버린다면, 영의 눈은 맑아져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하나님의 뜻을 깨달았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召命)을 삼손처럼 약한 정에 이끌려 저버리는 자가 아니라 끝까지 자신의 소명을 다하는 자가 되어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내 영혼의 산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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