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이 말 만큼 가슴에 와 닿는 명언이 동서고금을 통해 어디 있을까. 성경속의 엘리사는 멀리 동쪽의 작은 나라 이순신 장군의 혼령과 어쩌면 이렇듯 상통하는 면이 있었던가. 사람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함께 공유한 시간이 다를 터이지만 위대한 정신의 혼령은 시공을 초월하여 서로 격려하는 것이던가.
엘리사가 죽기를 각오하고 목숨처럼 따른 이가 바로 엘리야였습니다. ‘디셉 사람’ 엘리야라고만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아 그 누구도 엘리야를 주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엘리야를 선택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대수롭지 않았던 존재가 하나님의 눈에는 남달랐던 것이겠지요. 하나님은 그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엄청난 능력을 주셨습니다. 엘리야의 말 한마디로 삼년 반 동안 지상에 비가 내리지 않았고, 엘리야의 작은 입술을 통해 가뭄을 멈추게 하는 비를 내리게 하셨습니다.
엘리야는 이러한 능력을 통해 모든 사명을 마친 후, 하나님께 부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홀로 승천하고자 했으나 뜻밖의 일로 하나님의 부름에 응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놀랍게도 죽기 살기로 오직 엘리야를 붙잡고 늘어진 수제자 엘리사 탓이었습니다. 엘리사는 무릎을 꿇고 스승 엘리야에게 간절하게 매달렸습니다.
“나를 놓지 마소서! 나는 죽어도 당신 곁에 머물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회리바람으로 엘리야를 하늘에 올리고자 하실 때에 엘리야가 엘리사로 더불어 길갈에서 나가더니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이르되 `청컨대 너는 여기 머물라 여호와께서 나를 벧엘로 보내시느니라` 엘리사가 가로되 `여호와의 사심과 당신의 혼의 삶을 가리켜 맹세하노니 내가 당신을 떠나지 아니하겠나이다` 이에 두 사람이 벧엘로 내려가니(왕하2:1-2)
엘리사의 간절함은 속되지 않았으며 그 진정성은 오직 하나님의 뜻에 합당했던 것입니다. 이런 마음을 아신 하나님은 그 시기를 늦춰 엘리사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엘리사의 간절한 기원에 어쩔 수 없이 스승 엘리야는 하늘로 불림을 받는 영광을 포기하고 제자 엘리사를 위해 다시 벧엘로 함께 내려갑니다.
벧엘에 있는 선지자의 생도들이 엘리사에게로 나아와 이르되 `여호와께서 오늘날 당신의 선생을 당신의 머리 위로 취하실 줄을 아나이까` 가로되 `나도 아노니 너희는 잠잠하라`(왕하2:3)
벧엘에 있는 선지자의 생도들은 엘리사에게 측은하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숭배하고 따르던 엘리야가 하늘로 오를 것인데, 그럼 당신은 어쩌실 것인가? 닭 쫓던 개가 닭이 훌쩍 넘어버린 담장만 바라보는 꼴이 아니겠소?”
그러자 엘리사는 담담하게 대답합니다.
“나도 알고 있소.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하여도 난 나의 스승 엘리야를 따를 것이오. 당신들이 그렇게 하지 못할 바에는 그저 조용히 있는 편이 나을 것이오.”
엘리사도 이미 스승 엘리야가 승천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죽기 살기로 엘리야를 따라 다닌 이유는 그에게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승 엘리야를 통해서 생명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죽고자 한다면 반드시 살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이 그에게는 가득했던 것입니다.
선지자의 생도 오십인이 가서 멀리 서서 바라보매 그 두 사람이 요단가에 섰더니 엘리야가 겉옷을 취하여 말아 물을 치매 물이 이리 저리 갈라지고 두 사람이 육지 위로 건너더라 (왕하2:7-8)
하지만 스승 엘리야를 함께 따라다니던 생도 오십명은 온전히 자신을 드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늘 자신의 마음속에 세상적인 욕망이 있었기에 이제껏 믿고 따라 왔지만, 스승 엘리야가 승천하여 사라지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요단 강가에서 엘리야와 엘리사가 거친 물을 헤치며 건너편 땅으로 건너가고 있는 모습을, 남아 있던 생도 오십명은 마치 남의 일인 양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죽음도 불사하고 끝까지 함께한 한 사람 엘리사의 모습과 그동안 무리를 져 따랐지만 마지막 때에 구경꾼으로 남아 강을 건너는 모습만 허망하게 바라보는 오십 명의 무리를… 하나님께서 오늘 날 우리들에게 영화의 예고편처럼 마지막 그때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 것은 아닐까요?
건너매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이르되 `나를 네게서 취하시기 전에 내가 네게 어떻게 할 것을 구하라` 엘리사가 가로되 `당신의 영감이 갑절이나 내게 있기를 구하나이다` 가로되 `네가 어려운 일을 구하는도다 그러나 나를 네게서 취하시는 것을 네가 보면 그 일이 네게 이루려니와 그렇지 않으면 이루지 아니하리라` 하고 (왕하2:9-10)
엘리야는 더 이상 승천을 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엘리사에게 묻습니다.
“사랑하는 엘리사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었으면 좋겠느냐?”
“스승께서 느끼는 하나님에 대한 영감(靈感)이 내게 두 배로 깨닫기를 원합니다.”
엘리사가 죽기 살기로 스승 엘리야를 따라 다닌 이유가 세상의 명예나 권력을 탐했던 것이 아니라 오직 스승 엘리야가 하나님의 사람임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아 있던 생도 오십명은 엘리야가 승천할 것을 알면서도 그저 강 건너 불구경 하든 역사의 주인공이 아닌 한 낱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만 것입니다.
두 사람이 행하며 말하더니 홀연히 불 수레와 불 말들이 두 사람을 격하고 엘리야가 회리바람을 타고 승천하더라. (왕하2:11)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를 취하는 모습을 보게 된 엘리사가 마음에 깊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임을 알고 엘리사로 하여금 엘리야가 승천하는 모습을 보게 한 것입니다. 드디어 엘리야의 영감을 받게 된 엘리사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된 것입니다.
엘리야의 몸에서 떨어진 그 겉옷을 가지고 물을 치며 가로되 `엘리야의 하나님 여호와는 어디 계시니이까` 하고 저도 물을 치매 물이 이리 저리 갈라지고 엘리사가 건너니라 맞은편 여리고에 있는 선지자의 생도들이 저를 보며 말하기를 `엘리야의 영감(靈感)이 엘리사의 위에 머물렀다` 하고 가서 저를 영접하여 그 앞에서 땅에 엎드리고 (왕하2:14-15)
만약 오십 인의 생도들도 엘리야와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함께 했다면 엘리사처럼 하나님의 영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날 여러분도 엘리사와 같이 하나님의 선지자를 알아보는 혜안이 있어 끝까지 함께 하기를… 그리고 세상의 부귀를 구하는 자가 아니요, 엘리사처럼 하늘의 영감을 구하는 여러분이 되어 무한한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시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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