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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균 칼럼] 대권은 국민 손으로부터, 민심 기억하길

관리자 ㅣ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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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균 칼럼] 대권은 국민 손으로부터, 민심 기억하길

대통령 당선자에게 전하는 글

김덕균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교수) l 등록일:2012-12-20 08:34:25 l 수정일:2012-12-21 17:48:59

중국 양자강 상류에 거대한 바위가 있다. 바위 주변엔 소용돌이치는 물결 때문에 오가는 배들이 곤욕을 치른다. 매우 위험한 곳이다. 이 바위엔 ‘대아래(對我來)’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나를 마주 보고 오라.”는 뜻이다. 글자를 마주해서 가면 지날 수 있지만, 바위를 피하려고 하면 소용돌이에 휘말려 배가 전복된다는 것이다. 조선중기의 대학자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민암부(民巖賦)>에서 한 말이다.

배는 물위를 떠다닌다. 물이 있으면 배는 어디든 마음껏 갈 수 있다. 하지만 배를 엎는 것도 물이다. <순자, 왕제>편에서 “군주는 배, 서민은 물”이라 한 이유다. 군주는 서민위에 군림하지만 성난 백성이 군주를 낙마시킬 수도 있다. <민암부>에서는 “대권(大權)은 어디에 있는가. 다만 우리 백성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일종의 ‘대권재민(大權在民)’이다.

맹자에 의하면 대권을 잡은 최고지도자는 ‘천명(天命)을 받은 사람’이다. 그 천명은 덕이 있는 사람에게 하늘이 부여한다. 하지만 하늘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땅의 백성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민심이다. 민심이 천심이기 때문에 천명은 백성들의 마음으로 알 수 있다.

민심을 잃은 지도자는 천심을 잃은 자이고, 지도자의 자격도 상실된다. 그런데도 자리를 억지로 보전하려는 군주도 있다. 하나라의 걸왕(桀王)과 은나라의 주왕(紂王)와도 같은 폭군들이다. 맹자는 그들을 왕이라 말하지 않고 한 남자(一夫)라 칭했다. 폭군 걸주는 백성들로부터 신임을 잃었다. 신임을 잃은 그들은 결국 은나라 탕왕(湯王)과 주나라 무왕(武王)에게 제거되었다. 탕무는 혁명을 일으켜 새로운 왕조를 일으켰다. 천심을 얻었으니 민심이 그들에게 돌아갔다는 말이다.

그래서 『서경』에서는 백성의 마음은 ‘무상(無常)’하다고 하였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게 민심이다. 지도자에게 ‘여민동락(與民同樂)’이 한시도 떠날 수 없는 이유다. 백성들과 더불어 ‘동고동락(同苦同樂)’함은 지도자의 기본 도리다. 홍수가 나고 기근이 일 때 지도자가 가서는 안 될 곳이 있다. 놀이시설이다. 아무리 해명을 해도 변명밖에 안 된다.

“(권력층의) 주방에 살찐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는 살찐 말이 있는데 한편 백성들은 굶주린 빛이 있고 들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이끌어다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이다.” ‘여민동락’을 강조하는 <맹자>의 예화다.

대선정국,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국민이 선택한 한 사람만이 대권을 잡았다. 하지만 그 대권이 후보자 본인에게서 나온 것은 아니다. 물 같은 존재,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무상한 국민들이 안겨준 권력이다. 민심의 향배에 늘 촉각을 곤두 세워야할 이유다. 민심은 언제든 성난 파도가 되어 배를 엎을 수도 있다. “하늘이 보는 것(天視)은 우리 백성들이 보는 것을 따르고, 하늘이 듣는 것(天聽)은 우리 백성들이 듣는 것을 따른다.” 민심이 천심임을 표현한 『서경』의 말이다. 지도자가 늘 담아 두어야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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