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저축하는 ‘노숙인 저축왕’
서울시, 복지시설입소 노숙인 3,000여명 중 저축우수자 70명 선발
박정숙 (parkjs@newsmission.com) l 등록일:2012-12-28 15:13:54 l 수정일:2012-12-28 16:56:39
“‘다시 시작해보자’ 라는 용기를 가지기까지 참 오래 걸렸습니다. 부산에서 의욕을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운영했던 사업장이 문을 닫고 도망치듯 올라온 서울이 왜 이리 춥던지… 하지만 여성센터의 도움으로 1년 6개월 만에 일자리도 얻고 저축해서 독립도 했습니다. 희망은 다시 찾아옵니다” (강○○, 여 51세, 열린여성센터)
서울시는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3,000여 노숙인 중 저축률이 높은 70명을 2012년 저축왕으로 선발했다고 28일 밝혔다.
2008년부터 시행 중인 ‘서울시 노숙인 저축왕 선발사업’은 복지시설에 입소중인 노숙인을 대상으로 저축을 장려하여 실질적인 자립기반의 발판을 만들고, 보호시설의 체계적인 금전관리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저축왕으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 꾸준히 근로소득이 있어야 하고, 주택청약저축을 들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자활 및 자립 의지가 강해야 한다.
이들 70명의 노숙인들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총 5억 3천만원을 벌어 3억 6천만원(약 67%)을 저축하는 놀라운 저축률을 보였는데, 이는 노숙인 한 사람당 평균 771만원을 벌어 516만원을 저축한 것이다.
특히 70명중 11명은 90%를 넘는 저축률을 기록해 소득의 거의 전부를 저축하는 등 자립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한 상위 10%인 7명은 지난4월에서 11월까지의 8개월간 6천 8백만 원을 벌어 6천 7백만 원을 저축해 98.1%의 저축률을 보였으며, 저축액이 1,000만원 이상인 노숙인도 4명으로 나타났다.
선발된 노숙인 중에는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거리에 나선 여성, 사업이 부도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혼한 후 자살을 기도했던 가장, 고아원에서 자라나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일을 해온 사람, 장애를 가진 노숙인도 6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는 노숙인 저축왕으로 선발한 개인 중 상위 10%인 7명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상장을 수여하고, 70명 전원을 내년 하반기에 “희망 플러스 통장” 가입 대상자로 추천하는 한편, 일부는 내년도 저축의날 표창대상자로 추천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노숙인 저축왕 선발 사업’을 기존의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 자활 근로사업, 신용회복지원사업, 자격증취득 지원사업 등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시 일어서기 위하여 저축하는 노숙인들은 저축한 금액에 상관없이 희망을 저축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서울시는 더 많은 노숙인들이 저축관리 등을 통해 자립·자활의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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